녹색연합, 지난해 10~11월·올해 4~5월 수중조사결과 발표
"잠수함 충돌로 암반 무너지고 의도적인 지형 훼손 정황"
잠수함 운영사 "의도적 지형 훼손 없다…과도한 표현" 해명

윤상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훼손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상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훼손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천연기념물인 제주 서귀포 문섬 주변을 운항하는 관광잠수함으로 인해 암반과 산호 군락의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관리 주체인 문화재청 등이 인위적 훼손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잠수함과 충돌로 수중 암반이 무너진 정황이 목격됐고, 잠수함이 착지하는 곳의 바닥과 좌우 암반 지형은 반듯하게 평탄화돼 있어 의도적인 지형 훼손 가능성도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지난 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문섬 주변 수중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11월과 올해 4~5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중 문화재청이 허가해 A사가 관광잠수함을 운항 중인 문섬 북쪽면 동서 150m, 수심 0~35m 지역이 대상이다.

A사는 지난 2000년 문섬과 범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청으로부터 관광잠수함 운항에 관한 현상변경허가를 받으면서 잠수함을 운항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문화재청은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일대 수중 암반 훼손과 산호 충돌 상황을 알면서도 단 한 번도 멈추게 한 적 없이 20년 이상 잠수함 운항을 허가했다"며 "문화재청이 문화재 보호 기본원칙인 '원형 유지'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단체는 문화재청이 문섬 일대 훼손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화재청은 2001년 9월 문섬 잠수함 운항에 대해 '훼손된 암벽 보호' 등을 조건으로 가결했다"며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잠수함 운항을 단 한 번도 불허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수연 녹색연합 해양생태팀장은 "(문섬의) 천연기념물 지정 이전부터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훼손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필요했다"며 "문화재청이 '원형 유지'를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곳인데 오히려 인위적 훼손을 방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A사의 현상변경허가는 2년 주기로 허가가 됐는데, 그동안 모니터링을 통해 훼손 사실을 일부 확인했고, 허가 과정에서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며 "이런 이유로 보류가 되거나 부결됐던 사례도 있다. 지적된 부분에 대해선 철저하게 조사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A사도 이날 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A사는 "문섬 일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중생태계 변화를 감시하며 제주 바다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섬 인근 바다의 강한 조류로 인해 암반에 부딪혀 긁힘은 발생하지만, 암반이 무너졌다는 것은 과도한 표현"이라면서 "중간 기착지의 평탄화에 대해서도 본래 평탄한 지형을 활용해 기착지로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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