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원자재가 급등·미국 빅스텝·러시아 수출금지·중국 봉쇄·물가상승·6월 지방선거·여름철 전력 사용 증가 등 악재 가득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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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심각하다. 올해 1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급격히 오른 탓이다.

한전의 공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조3525억원 감소해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 손실 5조8601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관련 실적이 있는 362개 공공기관 중 가장 큰 적자 규모를 기록하며 불명예 1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15조912억원보다 9.1% 증가한 16조464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등의 영업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적자 규모가 커졌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14조5256억원보다 67% 오른 24조25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의 영업실적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전력구입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였던 2009년과 2010년에는 흑자를, 고유가였던 2011년과 2012년에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13년은 고유가였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흑자를 기록했다.

연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톤(t)당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전년 동기 54만7600원보다 142% 오른 132만7500원이다. 유연탄은 톤당 89.4달러에서 19% 올라 260.6달러를 기록 중이다. 연료 가격의 급증으로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도매가격(SMP) 역시 킬로와트시(㎾h)당 180.5원으로 전년 동기(76.5원) 대비 136% 증가했다.

올해도 고유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한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 중이다. 국내 발전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연탄의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5월1주차 연료용 유연탄은 톤 당 348.12달러다. 이는 지난주 316.67달러 대비 9.9%가 오른 것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를 대상으로 자국산 원자재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국내 유연탄 수입량 2위 국가다. 또 미국이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 기조를 이어가며 통화 긴축에 나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 강세로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 가격이 더욱 부담될 수밖에 없다.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대외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는 국외 여러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가파른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8% 오르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고,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5.7%가 오르며 전달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물가 하락 요인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대적인 봉쇄를 시행하며 수출이 둔화되고 공급망 대란이 심해지는 것도 국내 물가상승에 압력을 준다. 정부에서 약 35조원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5%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기료가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만큼 쉽게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6월 지방선거를 앞둬서 여야 모두 표심에 영향을 주는 전기세 인상안을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이 다가오는 것도 한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늘어나는 매출이 급등하는 영업비용을 상쇄할 수 없어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한전은 모든 전력그룹사가 참여하는 비상대책 위원회를 통해 고강도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을 추진하며, 보유 부동산도 매각이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할 방침이다. 또 전력 공급과 경영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 시기를 조정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한전은 다음 달 중순 이후 2022년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만약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전 분기 대비 최대 킬로와트시당 3원, 연간 킬로와트시당 5원까지 연료비 단가를 올릴 수 있도록 제한이 된 만큼 실질적인 적자 해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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