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8일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먼저 안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추경 통과 즉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 차등 지급인수위는 중소기업기본통계상 소상공인·소기업 약 551만개사가 2019년 대비 2020년과 2021년 입은 손실이 약 5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추계 결과를 토대로 개별 업체의 규모, 피해 정도, 업종별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차 추경 통과 즉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액수와 차등 기준은 2차 추경 발표 때 발표할 계획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만 오는 6월까지 올해 1분기, 2분기 손실보상 보정률을 현행 90%에서 올리고 하한액도 현행 50만원보다 늘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마 보정률은 100%, 하한액은 1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당선 후 그 약속은 허공으로 날려 보내버린 듯 은근슬쩍 말바꾸기에 나선 형국이다.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대책에는 소급적용 손실보상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당사자들은 물론, 국민들 또한 의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 위원장이 그날 발표한 하한 액 50만원 상향, 보정률 상향은 대선시기 이미 여야가 합의한 사항을 가지고 선심쓰듯이 발표한 것이 뜬금없기도 했다. 분명히 사각지대에 부족한 보상금을 어떻게 충당해서 지급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옳았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 정부안 400만원과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방역지원금 400만원을 정액으로 지급해온 만큼 당연히 윤 당선인도 600만원을 일괄적으로 지급할 것으로 이해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개별 업체의 규모와 피해정도 등을 고려하여 차등지원 방식으로 지급하겠다고 기선제압 한 뒤 정작 윤 당선인 공약인 “600만원 추가지급”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는 언급이 없었다. 그토록 현 정부의 일괄지급 방역지원금 정책을 비난하더니 이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월 2일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임대료 반값 프로젝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정부 보증으로 대출해준 뒤 임대료와 공과금 등으로 사용된 금액에 한해 50%를 탕감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애초 민주당에서는 한국형PPP(Paycheck Protect Program)정책을 제안했다. 이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기대하는 정책이었고 윤석열 당선인 또한 한국형PPP를 공약한 바였던 터, 이 또한 발표에서 제외된 것은 분명 공약파기이며 국민들을 기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만기연장·상환유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는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그에 대한 유지는 언제까지인지 부채원금과 이자탕감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이 또한 두루뭉실 얼버무린 것은 급박한 생계 앞에서 우는 사람들에게 달콤한 사탕 한 개 쥐어줬다가 뺏어버린 꼴이다.

또한 지난 1월 1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상가임대료를 임대인, 임차인 정부가 1/3씩 분담한다는 ‘임대료 나눔제’는 또 어디로 사라졌는가.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대책 발표 후 분명 석연치 않은 분위기와 냉랭한 민심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또 뭔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으며 환심 어린 회유책을 고심할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대책을 내 놓으려고 고심할 필요는 없다. 처음 내걸었던 50조원 公約의 무게를 뼈아프게 껴안고 이를 무참한 空約으로 만들지만 않으면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