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강한 반발ㆍ번복시'...여야 파국 맞을 수도

지난 22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문의 잉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후폭풍에 휩싸였다. 당연하다. 검찰의 선거·공직자 직접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기로 한 내용이 중재안에 담긴 것을 두고 역풍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중재안을 재논의하려는 국민의힘과 당초 중재안을 강행하려는 더불어민주당 간의 힘겨루기가 볼썽사나울 정도다.  

'정치인 방탄' 중재안에 합의해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오히려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 무겁게 여기게 된 꼴이 됐다.

이번 중재안 합의를 주도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틀이 지난 24일에도 SNS에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의석수가 부족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비난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여야 합의에 대해 서울시민의 10명 가운데 4명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성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6.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국회의장 중재안 수용'에 대해 '잘못했다'는 응답은 42.5%, '잘했다'는 응답은 34.0%였다. 긍정과 부정 간 격차는 8.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밖이다. 

교수 및 시민단체들도 “부패 권력자만을 위한 좋은 중재안이다. 99% 민생사건을 외면한 처사”라며 꼬집었다. '고관대작'들의 불안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검수완박' 중재안에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최악을 피한 '차악'이라고 하기엔 씁쓸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번 중재안은 위헌적 법률안 내용은 논의에서 쏙 빠지고 부패한 국회의원들과 권력자들에게만 좋은 내용으로 중재안을 만들어 합의했을 뿐이다. 때문에 거센 질타를 받는 것이다.

 최근들어선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도 검수완박 중재안에 공개 반대·우려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와 원내지도부, 예비 행정부 간 이견까지 노출한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중재안 합의를 파기하라'는 여론이 드세다.

 안철수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스스로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해상충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치권이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검수완발' 중재안에 담긴 검찰의 선거·공직자 수사권 박탈을 꼬집은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검수완박 중재안은 수사권 개정의 문제점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우려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주도 하에 이뤘진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의장 중재와 국민의힘 동의를 거치면서 권력 비호용, 정치권 방탄용 여야 야합입법으로 변질됐다. 사리에 맞지 않고 민심의 기대에 역행하는 잘못된 결정이다.

 비난 여론이 적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검수완박'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던 민주당을 향한 곱지 않은 민심이 국민의힘에까지 번지고 있다.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는 민심의 이탈을 가져올 것이고 지방선거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부상될 수 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직접적 입장 표명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도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느낄 것이다. '검수완박은 부패 완판'이라고 일갈하며 검찰총장직에 사표를 던지고 대선에 승리한 윤 당선인이 이번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에 관심이다. 그동안  '헌법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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