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올 1중대 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건설업 생산이 약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통게청에 따르면 건설업 생산은 3월 전월 대비 8.5% 감소했다. 20153(-8.5%) 이후 611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건설경기 냉각에 대해 통계청은 건설자재 가격이 뛰면서 일시적으로 공사를 미룬 탓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이 지연된 것도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지난 1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 여파도 무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대재해법 시행 초기 시범 케이스로 걸릴까봐 건설사들이 휴무 등을 통해 공사를 늦추면서 생산이 급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의 개인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현장을 도외시한 악법으로 불린다. 경영계가 요구해온 경영 책임자의 범위, ·하청 관계 책임 소재 등을 구체적으로 담지 않았다. 경영계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형사처벌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사업주의 구속으로 경영이 불가능한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그 우려가 건설업 생산 저하로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의 핵심은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적인 형사책임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현장 사고를 막자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기업은 없다. 하지만 처벌규정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법 예고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경영진과 원도급 기업에 광범위한 위험방지 의무를 지우니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합동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영책임자 개인을 법규의 준수 및 처벌대상으로 규정하는 과도한 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낸 게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내걸고 규제를 과감히 풀어준다더니 오히려 시어머니 노릇만 했다는 게 경제계의 반응이다. 기업 자율경영을 이중삼중 옭아맨 정권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기업규제 3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영계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한 채 끝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옥죌 수 있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사실 규제 수, 규제 품질, 나아가 체감 규제까지 여러 면에서 한국은 '규제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의 규제 비용을 추정하면 국내총생산(GDP)11%를 차지하는 액수라고도 한다. 윤석열 차기 정부는 규제개혁에 대통령은 물론 공직자들이 기업 투자 활성화 뒷받침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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