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오름세 속 경기 침체,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짙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원자재값 폭등에다 국내 물가오름세 급등 등 시름이 깊다. 한국은행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체감경기지표가 3개월째 내렸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고삐 풀린 물가는 발등의 불이다. 4월부터 전기료에 이어 가스요금도 1.8% 올랐다. 공공요금 인상은 불난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미 휘발유·경유뿐 아니라 농·축산물 등 생필품과 이·미용료 등 서비스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에 시달려 온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질 게 뻔하다.

사정이 이런데 문재인 정부 대응은 한가하다. 정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미봉책만 남발한다. 현재 유류세 인하 폭을 종전 20%에서 30%로 확대하고 할당관세 적용품목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런 조치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가 잡힐 리 만무하다. 경기 진단도 안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기회복세가 어렵게나마 이어지고 있다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 내수 회복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비상한 각오로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대비해야 할 때다.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억제, 생필품 가격 관리와 같은 미시 대책으로 외부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통화·재정 등 거시정책의 큰 틀에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정교한 복합처방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저성장을 극복하고 양극화를 해소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중요한 해법은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비롯한 과감한 규제완화로 시장과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 특히 국가 경제는 제조업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둡다. 최근 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능력이 줄었음에도 생산이 훨씬 더 부족해 가동률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0%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1월 이후 가장 낮았고, 제조업 재고율은 120%대로서 외환위기 때인 19988월 이래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제품이 팔리지 않아 공장에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공장 기계가 멈춰서는 미증유의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옳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기업이 저탄소경제 시대에 환경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윤석열 차기 정부의 과감한 지원책 마련을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