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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주의 잠자리, 제주스러운 곳이 없었다공예전문 칼럼니스트 허북구
김유경 기자  |  gvkore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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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0  15: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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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운영국장/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코리아데일리=김유경 기자]지난주에 제주도를 다녀왔다.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갈 때 잠은 특별한 곳에서 자고 싶었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고, 갈 때마다 급박하게 변하는 곳이 제주도여서 방문 때마다 제주스러움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제주의 전통 가옥이나 제주도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침구류로 꾸며진 방을 찾았다. 지인을 통해서 알아보고,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제주도는 감물염색으로 유명하고, 제주 황칠나무 및 송이를 이용한 염색이 많으므로 이들 제품으로 만든 침구류로 꾸며진 방이라도 있을까 하는 기대도 했지만 허사였다.

대신 하루는 성산항에서, 또 하루는 한림항에서 해변을 걷고 인근의 시장과 상점을 구경하고, 오래전에 방문했던 추억을 생각하면서 오래된 여관에서 잠을 청했다. 수십 년이 되어 보이는 여관에서는 최근에 지은 호텔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제주만의 느낌을 느낄 수가 있었지만 아쉬움을 매우 컸다.

그것은 타이완의 원주민 마을, 일본 도쿠시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느꼈던 침구류의 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수 년 전에 타이완 먀오리현에 있는 원주민 마을을 방문했었다. 그날 그곳에서 묵게 되었는데, 여행객을 위한 숙소의 침대보와 커튼은 원주민들이 손으로 짠 직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강렬한 색채가 들어간 직물은 거칠었지만 원주민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 도쿠시마에서는 낡은 호텔이었지만 침대보는 그곳의 특산물인 쪽염색 된 시지라 직물(しじら織)이었다. 시지라 직물은 경사와 위사의 장력 차이를 이용하여 짠 면포이다. 옷감의 표면에 잔주름을 만들어낸 것으로 촉감이 좋고 가벼우며 착용감이 좋은 도쿠시마 특산의 면직물이다. 말로만 들었던 도쿠시마 특산의 시지라 직물을 느꼈고, 그것은 도쿠시마를 특별한 곳으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자카르타 사무국 초청으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를 두 번 방문했었다. 그때 머물렀던 숙소 중 하나는 행사장이 딸린 오래된 호텔이었는데, 이불은 바틱천으로 된 것이었다. 바틱(batik)은 방염 효과가 있는 천연 밀랍으로 천에 그림을 그린 후 염색하고, 밀랍을 제거해 문양을 나타내는 납염(蠟染)이다.

납염은 많은 나라에 전통이 있지만 인도네시아처럼 국가를 상징하는 대상체로까지는 발전되지 못했고, 인도네시아의 문화에서 바틱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족자카르타는 바틱의 본고장이다. 그 곳의 다른 호텔은 최근에 지은 것으로 시설과 서비스는 빼어났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반면에 바틱 이불이 있었던 오래된 호텔은 족자카르타를 족자카르타답게 기억하게 했다.

그 경험이 축적되어 감물 염색으로 유명한 제주도에는 제주 감물로 염색한 침구류로 장식된 숙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부채질했기 때문에 제주스러운 숙소를 찾았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제주스러운 곳이 없다는 것은 실망스러웠다. 여행객 입장에서 제주는 제주스러운 곳이 있어야 가치가 있고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현재 자연환경을 제외한 의, 식, 주의 환경이 제주스러움과 멀어지면서 매력이 저하되고 있다.

관광 측면에서는 제주스러움의 복원이 시급하고, 잠자리에서도 제주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늘어나 제주의 매력을 높였으면 한다. 동시에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제주도의 전통 염색기술과 상품이 제주 외의 지역 및 국외까지 확산되어 제주를 알리고, 관계자들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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