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데일리 지영은 기자]
27일 (일) 밤 11시에 방영된 EBS 한국영화특선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은 지금은 고인이 된 비운의 여인 최진실의 애잔한 사랑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1991년 원작 유우제의 작품을 장길수 감독이 연출하고 최진실이 출연 한 이 영화는 한국전쟁 이후 해외 입양이 시작된 지 당시 40년이 넘은 시점에서 그때까지 방치돼 오던 해외 입양아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입양아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순을 설득력 있게 꼬집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영화다.

이 영화는 MBC-TV 특집극이 방영된 지 1년 만에 완성되었다. 시청자들의 수잔 브링크에 대한 동정의 마음과 추석에 맞춰 개봉되어 관객 동원(16만 3,000명)에서 비교적 성공했다. 그 뒤 수잔 브링크의 행보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MBC-TV는 1990년대 중반에도 수잔 브링크의 삶을 다시 한 번 담아 방송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쇄소 직공이던 아버지가 1965년 한강에서 수영 중 심장마비로 익사한 후 삯바느질로 연명하다 가난을 못이긴 어머니는 막내인 유숙을 입양시키기에 이른다.

낯선 환경과 생소한 모습의 사람들, 그들 사이에서 느껴야 했던 소외감, 친어머니와 형제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자아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갈등과 고통 속의 나날들. 그녀의 유년은 양모의 차별과 가혹한 매질, 욕설을 받으면서 시작되었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지 못해 열세살 때 첫 번째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치고 만다.

그런 절망 속에서 방황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한 남자와의 동침 끝에 임신을 하게 된다. 18세의 미혼모로 힘겨운 생활을 하던 중 한 청년을 만나 모처럼 생의 행복을 맛보게 되지만 친구인 에리까란 혼혈 처녀에게 사랑마저 빼앗겨 버리고 절망 속에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이러한 시련 속에서 종교의 힘에 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대학 3학년 때인 89년 늦가을, 우연히 한국의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기획한 해외 입양아 특집 프로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친모를 찾게 된다.
가족들과의 상봉을 통해 커다란 행복을 느꼈으며 이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그 모든 고통과 가혹스럽던 운명마저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이른다는 슬픈 내용을 최진실 특유의 애잔한 연기로 영화 팬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 영화다.